오늘 읽음 : 동생은 내 부하야

동생은 내 부하야
박나래 지음

동생은 언니(누나/형/오빠)에게 어떤 존재일까? 다 컸다고 생각한 초등학교 6학년, 동생이 생긴 나는 적잖이 당황했다. 졸졸 따라다니면서 엉겨붙고, 내가 하는 것마다 다 (어설프게) 따라하려고 하고 내가 가는 곳마다 꼭 붙어 같이 가려고 하는 작은 말썽꾸러기.
그게 동생이 손위형제에게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의 애정표현이었다는 걸, 어리고 어리석은 나는 동생이 한참 다 커버리고 나서야 뒤늦게 알았다.

어린시절 동생 심부름 시키던 생각이 문득 나서, 웃으며 고른 책. 동화책인 줄은 책을 받아보고서야 알았다는 웃을 수 없는 후문. 한 장 한 장 즐겁게 읽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몇 살 어린 동생을 둔 형이, 자꾸 따라다니면서 귀찮게하는 동생과 투닥거리는 이야기일 뿐이지만 형의 마음도 동생의 마음도 짐작이 가고 공감이 가서일까 책 속 두 귀염둥이를 보는 잠깐의 시간이 흐뭇했다.

아직은 한참 아기를 키우고 있는 중이라 둘째를 고민하긴 이르다고 생각하지만 육아에서 오는 단순하고 당연한 고충은 물론이고 내 아이가 여럿이라도 각각의 아이에게 부모는 유일한 존재일텐데 오롯한 사랑을 모두에게 줄 수 있을까도 고민이고, 각자의 성향이 다를텐데 잘 아울러 보듬는데도 적잖은 노력이 필요할텐데 그만한 그릇이 되는 부모인지도 아직은 확신이 안 선다. 우선은 당장 내 손과 품을 기다리고 있는 아기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부터 해야지. 내리사랑이다, 둘째는 사랑이다 이런 말들을 종종 보는데 모든 아이는 아이대로 사랑이고 사랑스럽다. 아기가 잠든 사이 읽은 짧은 동화 한 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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