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생아 키우기 (5) 누구를 위한 수유텀인가우리의 첫사랑/신생아 키우기 2020. 10. 20. 19:58728x90반응형
신생아는 먹다가 잔다. 모유수유든, 분유수유든 신생아는 배가고파 칭얼거리다가도 얼마 먹지도 않고 다시 바로 잠이 들기 일쑤다.
병원, 조리원에 있을 때를 떠올려보면 아기는 정말 잠만 잤다. 먹다가도 곰방 잠들곤 했는데 그럴때마다 간호사 선생님들은 아기를 깨워서 먹여야 한다고 알려주곤 했다.
아기를 깨우는 방법은 귓볼이나 발바닥을 만져주는 것인데 이 때 생각보다 세게 꾹꾹 눌러주어야 한다. 살짝 잡았을 때 약간 하얗게 될 정도로 눌러주면 아기가 반응을 보일텐데(울릴 정도로 세게하면 안 된다. '생각보다' 세게 하랬지 콱 세게해야된단 뜻이 아님. 아가는, 특히 신생아는 넘 조심스러운 것..) 그럼 계속 수유를 이어가면 된다. 때를 봐가면서 누르듯이 문질러주면 잠이 들었다가도 금방 깬다.
갓 태어난 신생아의 위는 호두알 정도의 크기 밖에 되질 않는다. 그러므로 앞의 글에서 언급했듯이, 아기는 조금 먹고 자주 먹을 수 밖에 없고 또 식도하부와 위를 연결하는 괄약근이 아직 발달하지 않아 잘 게워낸다.
한 달 쯤, 완분(분유로만 수유함)을 결정하게 되었고 아기는 한 번에 40-60 정도를 먹었다. 혼합 수유(모유와 분유로 병행하는 수유, 모유로 수유하고 부족분을 분유로 수유하는 경우) 시 분유를 어느 정도 보충해야 하나 고민이 됐는데 보통 60ml 정도를 타서 주고 남기도록 했다.
신생아 배앓이 증상은 밤에 심해진다고 하고, 주로 용쓰면서 울기를 반복한다고 한다. 배앓이가 심하면 용변을 보는 것도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젖병수유 초기부터 쭉 신생아 배앓이 젖병으로 유명한 닥터 브라운 젖병을 사용했다.벌써 네가 잡고 먹는 거니..?
이 시기 아기들은 순전히 본능으로 먹는다. 그렇기에 배가 고프면 먹고, 배가 부르면 먹지 않는다. 간혹 빠는 힘이 약한 아기들은 배가 다 차지 않았는데도 먹다가 힘이 빠져서 잠드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신생아일수록 깨워서 먹여야 한다. 신생아들의 수유 간격은 보통 2시간을 넘기지 않으며, 너무 오래 잔다 싶으면 잠든 아기를 깨워서라도 먹여야 하는 이유는 물론 영양보충도 중요하지만 아기는 수유를 통해서 수분을 섭취하므로 탈수를 막기 위함이 더 주요하다. (참고로 아기의 수분 섭취량을 가늠하는 척도로는 소변 기저귀 갯수를 세야하며, 보통 흠뻑 적신 기저귀 10개를 적당하다고 본다. 소변 보는 횟수가 줄어드는지 주기적인 확인이 필요함)
얼굴이 벌게지도록 용쓰기를 할 때가 많은데, 그것도 일종의 연습이다. 신생아는 배에 힘을 주는 법을 모르기 때문에 그 감각을 몸에 익히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얼굴이 터질것처럼 빨개져서 종종 놀라곤 했다그리고 수유 도중 울거나 자지러지게 뒤로 뻗대기도 하는데 이럴 땐 수유를 중단하고 트름을 시켜줘야한다. 보통 속이 부대끼거나 불편해서 (예를 들면 수유 시 공기를 너무 많이 먹었을 경우) 그런 이유가 크기 때문에 트름을 시키고 다시 수유를 이어가면 된다.
트름시킬 때도 아기의 배가 너무 눌리거나 압박되지 않게, 살살 손바닥으로 쓸어주듯 토닥여주는 것이 좋다. 방향은 아래에서 위로 올려주듯이. 아기를 안아올려 아기의 목이 어깨에 살짝 걸쳐지게 한 다음 아기의 고개가 살짝 옆으로 된 상태로
아기의 등을 토닥여주면 된다. 모유를 먹는 아기는 트름을 잘 하지 않기도 하고 분유 수유를 했다하더라도 먹다 잠들면 트름을 하지 않는 경우도 왕왕 있는데, 이럴 땐 10-15분 정도를 토닥여주며 안고 있다가 내려놓는 것이 좋다. 트름을 하지 않고 바로 잠들었을 때, 자다가 갑자기 깨어나 울기도 하는데 그 때 다시 안아서 토닥여주면 꾸왁 하는 큰 소리를 내며 트름을 하기도 한다.우리 아기의 원픽 분유
나는 조리원에 있을 때 새벽 수유콜은 받지 않았다 퇴소할 때 받은 안내문에 아기가 80-100ml 씩 3시간 간격으로 먹는다는 말을 철썩 같이 믿었으나 이게 뭐람. 아기는 적게는 20ml를 겨우 먹고 먹는 것을 거부하기도 하고 많이 먹어야 60ml를 넘길까 말까였다.엄마가 마음에 안들죠..?
두 시간에 한 번 수유를 하고, 아기를 안아 트름을 시킨 뒤에 게우지 않게 소화 잘 되라고 한 삼십분 동안 안고 있다가 젖병을 씻고 소독기에 넣고 정리하면 다시 수유 시간이 돌아오는 이 수유의 굴레에 빠지고 만 것이다.먹다 잠듦 수유 텀을 늘려야 하나, 수유 텀을 늘릴 수 있을까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러나 그게 누구를 위한 일일까 싶은 생각에 이르니 자연스럽게 그만 두게 됐다.
우리 아기가 특히나 잘 게우는 아기여서 그랬을수도 있지만, 그만 먹으려고 고개를 돌리는데 억지로 먹일수도 없었고 이미 조금이라도 평소보다 더 먹으면 더 잘 게워내서 오히려 역효과였다. 두 시간마다 배고파 우는 아기를 달래고 수유하고 다시 재우는 일은 정말 고역이었다. 특히나 새벽시간에는 자다 말고 일어나 비몽사몽한 상태로 분유를 타서 먹이곤 했다.
한 달쯤 됐을때 수유 간격. 어떤 아기들은 많이 먹고 띄엄띄엄 먹기도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아기들을 그렇게 먹는 아기들에 맞추려면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요새 육아는 수면 교육, 수유 텀 교육을 신생아 시기부터 시작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는데 나는 종종 그게 누구를 위한 것인지, 아기에게 정말 필요한 것인지 생각한다.
육아에 정답은 없다. 나 역시 내가 우리 아기에게 좋다고 믿는 방식으로 아기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해주고 있다. 아기는 시간이 지나니 저절로 먹는 양이조금씩이지만늘었고, 그에 따라 먹는 시간의 간격도조금씩이지만늘었다.
아기는 80일이 될 무렵부터 밤잠을 길게 자기 시작했다. 우리 아기는 잠버릇이 심하고 뒤척거리는 편이라 자면서도 몇 번을 깰 것처럼 움직이지만 밤잠을 자기 시작하자 자연스럽게 밤 시간의 수유텀이 길어졌다. 6시간 정도는 중간에 배고파 깨지 않고 잘 잔다. 보통 백일의 기적 이라고도 하던데.
나는 특별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수유텀을 길게 해보려고 수유량을 늘이거나, 수유시간을 맞추려고 배고파하는 아기를 어떻게든 달래보려고 하는 방식은 나와 맞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좋은 결과가 있을수도 있었겠지만, 전적으로 아기에게 맞춰주는 육아방식을 택하고 있는 나로서는 시도조차 하기 어려운 방식이었다.
아기가 배고파 할 때 주고, 먹으려고 하는 만큼만 먹이다보니 젖병 씻다가 하루 일과가 다 가는 느낌이 들 때도 있지만- 기다려주는 육아를 택한 것이 아쉽거나 후회되지는 않는다. 아기는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고 있으며 또 잘 크고 있기 때문에. 수유 텀이나 수유량을 맞추거나 늘려보려 하다가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아기의 욕구를 맞춰주는 편이 서로 좋을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에 조바심이 나는 건 부모일 뿐이기에. 잘 크고 있다면, 잘 하고 있는 것이다. 아기가 엄마아빠를 보고 싱긋 웃는다면, 잘 키우고 있는 것이다.반응형'우리의 첫사랑 > 신생아 키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기가 아플 때 : 화정아동병원 (0) 2020.10.29 신생아 키우기 (6) 목욕 시키기 (0) 2020.10.20 신생아 키우기 (4) 원더윅스와 수면교육, 손 탄 아기 (0) 2020.10.09 신생아 키우기 (3) 모유수유와 젖몸살 (0) 2020.10.08 신생아 키우기 (2) 잘 게우는 아기의 분유 (0) 2020.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