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음 (4) 엄마 반성문 :: 달리는 엄마, 런닝맘 RUNNING 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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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읽음 (4) 엄마 반성문
    가끔은 쉼표 2020. 10. 16.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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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산을 코앞에 두고 있을 때 남편과 자주 보던 프로그램 중 하나가 <금쪽같은 내 새끼> 라는 오은영 박사가 주축이되어 진행하는 예능이었다. 곧 부모가 될 입장이었으니 이미 부모로서의 진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고충이 궁금하기도 했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고 풀어나가는 지 보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가 말하는 것은 그 대신 나쁜 주인은 있다는 것이고,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는 달라져야 하는 것은 결국 부모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과정이라고 했다. 이 '금쪽이' 들도 마찬가지의 경우인 듯하다. 아이는 괜히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나온게 아니듯,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서 아이의 반응과 학습이 누적되어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다.


    제목에서 보듯 저자는 두 아이들에게 반성하고 사죄하는 의미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아이들의 선생님이자 남매의 엄마로 최선을 다해 가르쳤다고 생각했는데, 전교 1등 고3 아들이 돌연 난데없이 자퇴하겠다고 했을때 그 심정이 어떨지 어상상해보라. 말 그대로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거기에 고2 딸까지 합세해 자퇴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한다.

    왜? 라는 부모의 질문에 아이들은 입을 꾹 다문다. 지금껏 잘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은 잘 해낸게 아니라 잘 버텨냈던 것이었고 이제는 더이상 버틸 힘이 남아있지 않은 것이었다. 요즘 아이들은 성공적인 입시를 위해 유치원, 초등학생 때부터 놀이와 자유를 박탈당하고 천편일률인 잣대에 맞춰 1등급으로 만들어지고 길러진다.

    그렇게 윽박지르고 쫓아다니면서 떠먹여 준 숟가락을 받아막는 건 길어야 사춘기 이전까지다. 저자 역시 스스로 떠먹여주던 부모였음을 인정했고, 누구보다도 아이들을 위한다고 했던 모든 말과 행동들이 사실은 아이의 자존감을 깎아리고 도전해 볼 기회를 박탈해버린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자 지금껏 믿고 살아온 모든게 무너져내리는 기분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이 길고 긴 반성문을 썼다.



    오은영 박사의 솔루션을 보면 육아에 있어 기다림이 가지는 의미를 강조한다. 돌아다니면서 밥을 먹고, 식사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의 꽁무니를 쫓아다니며 밥을 떠먹여주는 것은 당장은 부모 스스로가 만족하면서 아이의 문제도 해결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상황을 계속 악순환으로 만드는 상당한 간접적 요인이 될 수 있다. 부모는 밥을 떠먹일 것이 아니라, 아이가 식사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기다려주어야 한다. 정도란 때때로 시간이 걸리고 어려운 법이다. 육아란게 그렇다. 할수록 어렵다. 고작 몇 달 되지 않은 나 역시 (벌써) 그렇다고 생각한다.



    아기는 주먹을 살포시 쥐고 새근새근 잠들어 있다. 살살 문지르면 손을 쫙 폈다가 내 손가락을 꽉 쥐곤 한다. 단순한 아기의 쥐기 반사란 그런 것이다 반사 행동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지만서도 한켠으로는 아기가 손을 내밀면 언제든 잡을 수 있게 해줘야겠단 생각이 들곤 한다. 내 생각에 부모란 그거면 충분하다. 아이가 잘 자랄 수 있게 지켜봐주고, 기다려주는 것. 우리 아이에 대한 믿음, 그것이야말로 아이가 자라면서 가장 필요로 하는 영양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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