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태어난 아기, 그러니까 신생아는 무척 작다. 아마 대부분의 보통 예비 부모들은 이렇게 작은- 진짜 아기- 를 처음 볼 것이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작고 연약해보이는 아기를 보고 놀랄 것이다. 왜 그렇게 확신할 수 있냐면- 나랑 남편도 그랬으니까(?)
사진으로 친조카 또는 친구들의 아기를 본 적이 있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사진이라는 점에서 달라도 너무나도 다르다. 어떤 크기를 생각했던 간에 그보다는 작다(?). 나는 태교 바느질로 아기의 애착인형을 만들었는데 처음 아기를 안아들었을 때 애착인형과 비슷한 크기로 느껴졌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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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이 답답했던지 며칠이라도 더 빨리 세상으로 나오고 싶어했던 우리 아기는 걱정했던 시간이 무색하게 건강하게 태어났다. 2.8kg 남짓으로 태어나 더 조그맣고 연약하게 느껴졌던 우리 아기. 볼 때마다 내내 잠만 자는 것 같고 다른 아기들에 비하면 거의 울지도 않는 편이라 이게 괜찮은 건가 싶기도 했다. 덧붙이자면 신생아는 원래 먹는 시간 빼고는 잠만 잔다.
아기는 병원-조리원에서는 남양 아이엠마더 분유를 먹었다. 엄마가 원하지 않는 경우에 따로 분유를 사서 넣어주면 그걸로 수유를 해준다고는 들었는데, 우선은 잘 먹고 있는 것 같아 그냥 두었다.
병원에 있을 때는 수유콜만 간간히 갔었다면 조리원에 있는 동안에는 모자동실 시간이 조금 길어져 아기를 좀 더 찬찬히 살펴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거의 잠만 자고 있었던터라 크게 내가 돌볼거리(?)는 없었지만 그래도 나름 기저귀도 처음으로 갈아보고 분유수유도 해봤다. 그러다 알게된 사실은, 아기가 자꾸 먹은 걸 게워낸다는 것이다.
수간호사 선생님께 물었다. 신생아는 아시다시피 발달이 덜 되어서 잘 게워요. 돌아온 대답. 내가 느끼기에 우리 아가는 먹는 족족 게워내는 것 같았기에 걱정이 됐다. 트름을 시켜도 아기를 눕히면 여지없이 주르륵 게워냈다. 이거 괜찮은 거 맞나요? 아기들마다 다르지만 유독 잘 게우는 아가들이 있다고 했다. 우리 아기가 그런 아기 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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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원에서 나올 때 그동안 먹던 분유 한 통을 받았다. 나는 나오자마자 열심히 웹서치를 했다. 검색어 : #게우는아기 #신생아역류 #토하는아기 #분유추천 등등, 대충 위와 같다.
잘 게우는 아기에게 가장 먼저 시도 해볼만한 건 수유 자세 및 방법을 점검하는 것이다. 조리원에서는 아기를 조금 비스듬한 자세로 세워서 수유할 것- 밀착 상태로 수유해야 공기를 덜 먹고 역류 가능성이 줄어 듦-을 강조 했다. 또, 먹이는 중간 중간 트름을 시켜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일단은 모두 큰 효과 없었음. 특히 중간 트름은 아기가 너무 싫어했고 이어지는 수유를 거부하거나 잠들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 다음으로 시도한 것은 젖병과 분유를 바꿔주는 것이다. 내가 있었던 조리원에서는 그린맘 젖병을 사용했는데 집에 오자마자 #배앓이 , #역류방지젖병 으로 유명한 #닥터브라운젖병 으로 바꿔주었다. 후기를 보면 세척이 까다롭다(고 쓰고 귀찮다고 읽을 수 있음)고 되어 있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처음부터 이 젖병을 사용해서 그런지 그 부분은 크게 와닿지 않았다. 굳이 불편한 점을 꼽으라면 부속품에 가려서 수유 시에 남은 분유양이 얼마나 되는지 눈으로 가늠하기 조금 어렵다는 정도인데 그것도 먹이다보면 감(?)으로 대충 터득하게 된다.
그리고 동시에 분유를 바꿔주었다. 남양 아이엠마더 > 퓨어락 갈아타기 는, 무려 #분수토 #신생아분수토 라는 당황스러운 결과를 남기고 실패했다. #퓨어락 은 유산균이 들어 아기에게 좋다고 광고를 많이 하기도 하고 배앓이나 역류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고도 해서 일주일 정도를 #분유갈아타기 를 시도했으나, 갈아타기를 시도하는 며칠동안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 같았다가 일주일도 안 되어 처음으로 분수토를 뿜어내버렸다. 우리는 당연히 멘붕.
알다시피 국산분유 타입과 외국분유 타입은 다르다. 아기의 위가 조금 부담이었을까 싶어서 국산 분유 중에서 찾아보기로 했다. 그 중 눈에 들어온 것이 #앱솔루트센서티브 였다.
앱솔루트는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실시간 상담(운영시간 있음)으로 분유수유에 관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앱솔루트 센서티브로 분유를 갈아타면서, 나는 이 채널의 도움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 홈페이지에서 따로 전문가 상담도 신청할 수 있어, 관련 답변을 받기도 했다.
다행히 아기는 그 이후로 분수토를 하지 않았다. 그 당시에 나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울면서 응급실(그 날은 마침 일요일이었다)에 가려고 했을 정도였다. 아기는 금방 울음을 그쳤고 진정됐는데 엄마가 진정이 안 되는(?) 상황이었더랬다. 놀랐을텐데도 되려 침착하고 이성을 유지한 남편 덕분에 나 역시 곧 진정하고 아기를 달랠 수 있었다.
앱솔루트 센서티브는 쌀 전분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서 섭취한 분유가 아기의 위에 조금 더 잘 머무를 수 있게 도와준다. 인위적인 합성첨가물이 아니니 안심하고 먹일 수 있고 다른 후기에 따르면 분유에서 느껴지는 미미한 쌀 맛이 나중에 초기 이유식(미음)을 무난하게 시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같기도 하다. 어쨌거나 이유식은 아직은 먼 이야기고-
아기의 분유를 앱솔루트 센서티브로 바꾸고 난 이후로는 아기가 게워내는 정도나 양이 조금씩 줄어들었다. 이전에는 분유수유를 하고 트름을 시키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는 편이었지만 트름을 시킨다고 하더라도 게울까봐 바로 내려놓을 수 없어 2,30분은 그냥 안고 있다보니 그러다보면 또 금방 다음 수유시간이 돌아왔다. 먹이고 나면 또 다시 안아줘야하니 결국 종일 안고있을 수밖에. (신생아는 거의 두 시간 간격으로 먹는다) 분유를 바꾸는 것만으로 드라마틱한 효과가 있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아기는 종종 게웠고 게운다. 신생아라서. 다만 게우더라도 필연적인 상황 (예를 들면 수유를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배변을 하느라 힘을 줘서, 또는 기저귀를 갈아줘야해서 복부에 조금이라도 압박이 가해지는 경우 등)이 아니라면 게우는 횟수가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가끔 물처럼 주르륵 흐르듯 게우기도 했지만 한 번도 분수토를 하지는 않았다. 게우는 아기들의 증상 호전은 목을 가누기 시작하면서부터 눈에 띄게 좋아진다고 하는데 우리 아기 또한 마찬가지였다. 트름하는 시간도 빨라지고, 조금 토닥여주다가 눕혀도 여간해서는 잘 게우지 않게 되었다. 잘 게우는 아기 분유 추천이라고 검색하면 앱솔루트 센서티브와 함께 노발락, 퓨어락, 힙, 산양분유 등 여러가지 분유가 함께 뜬다. 누구는 이게 좋고 누구는 저게 좋았다고 하는 걸 보면 분유도 아기마다 맞는 분유가 따로 있나 싶다. 분유 갈아타기 하다가 아기가 분유를 끊을 때가 되어버렸다는 슬픈(?) 후기도 있었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앱솔루트 센서티브로 분유를 바꿔준게 기대한 만큼의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여덟 통 정도를 먹인 듯 하다. 앞으로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먹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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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자면 분수토를 하더라도 먹는 족족 한다거나 발열이 있다거나 아기가 활동성이 없고 축 늘어져 있다거나 하는 등의 이상 징후가 동반되지 않는 경우에는 크게 문제될 상황은 아니라고 한다. 아기가 게울 때는 질식하지 않도록 고개를 옆으로 돌려 기도를 확보하여주고, 젖은 옷은 되도록 바로 갈아입혀 아기의 체온이 유지될 수 있게 해주어야한다. 자주 게우는 아기라도 몸무게가 정상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 정상 발달의 범주에 속하며, 게우고 난 뒤에 아기가 배고파 할 경우에 수유를 해도 괜찮다고 한다. 아기의 일일 소변량 체크는 기저귀 교환 횟수로 체크하며, 신생아의 경우 10-12회 정도라면 정상이다. 기저귀 갯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체외로 배출할 수분이 부족하다는 것이며 이는 수분 섭취량이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기는 수유를 통해서만 수분을 섭취하기 때문에 이 경우에 수유량이 충분한지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자주 토하는 아기들 중에 드물게 유문협착증이 있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의심되는 경우에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진단 받을 수 있다. 신생아의 경우 출생 후부터 거의 매달 예방접종이 있어 소아과에 내원하게 되므로 뭔가 찜찜하고 걱정이 된다면 무조건 소아과 의사 선생님과 상담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