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음 (7) 공부머리 독서법 :: 달리는 엄마, 런닝맘 RUNNING 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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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읽음 (7) 공부머리 독서법
    가끔은 쉼표 2020. 10. 23.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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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 파묻혀 살았던 내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었다. 유치원 다닐 때 처음으로 선물 받은 어린이 과학도서 전집은 책등이 찢어지도록 읽었고, 열 살 무렵엔 어쩌다 시립도서관에서 하는 독서토론 프로그램을 신청해 아주 이른 아침 엄마 손을 잡고 버스비 200원을 내고 처음으로 도서관에 갔다. 버스를 타고 도서관에 가면 일주일 치 읽을 책을 빌려왔는데, 늘 그 날 하루에 다 읽어버려서 읽은 책을 일주일 내내 읽고 또 읽곤 했다. 나는 중학생이 될 때까지 열심히 일주일에 한 번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었고, 중학생이 되고 난 뒤로는 규모가 작은 도서관으로 옮겨 다녔다. 자료실에서 책을 빌려다 읽었고 열람실에서는 공부를 했다.

    부모님은 크게 공부나 독서에 대한 잔소리나 훈계를 하지 않는 편이었다. 나는 그저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싶은 만큼 읽고 싶은 대로 읽으면 그만이었다. 그리고 아기 엄마가 된 지금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언제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는지나 어떻게 책 읽기를 좋아하게 됐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적어도 책 읽기에 관한 한 무한대로 주어진 자유가 있었기에 그것이 지속될 수 있었음을 깨달았다.

    저자는 유년기부터 사교육으로 점철된 우리나라의 교육 실태를 비판하는 한편, 사교육의 유효기한은 초등학교 3학년 즈음이 최대라고 선을 긋는다. 지나치게 어린시절부터 학습을 강요하면 아이는 늘 스트레스 상황에 놓여져 있는 것과 같아서 작게는 퇴행하고 크게는 뇌 손상을 반복적으로 입는다. 아이의 학업성취도는 사교육 여부가 아니라 수준과 시기에 맞는 독서교육이 결정 짓는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한 내용이다.

    무엇보다도 책에 관한 한 아이가 읽고 싶은 책을 고를 수 있게 하고, 원하는 만큼 읽게 해주는 것이다. 수학능력시험이란 아이의 문제 해결 능력을 보는 시험이고 따라서 수준높은 사고력과 응용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문제를 이해하는 것부터 기본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읽기 능력을 갖추어야만 한다. 속독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을 구경하는 것에 불과하며, 진정한 독해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진짜 읽는 연습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이가 책을 읽지 않을수록, 책 읽기를 좋아허지 않을수록 다음 단계의 진학 시 성적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꾸준한 독서를 통해 단계별로 언어 능력의 성장을 이루지 못하면, 아이는 다음 단계의 학습을 정상적으로 수행하는데도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나는 자연스럽게 나의 학창시절을 떠올렸다. 정말 내키는대로, 마음가는대로 아무런 책을 아무렇게나 읽었고 해리포터 시리즈나 류시화 시인의 책들과 같이 좋아하는 책은 몇 번이고 내용을 외울 정도로 반복해서 읽곤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놀랐던 건 나의 그런 독서 습관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공부하는데 흥미를 더해주고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이었다.

    누가 책을 읽으라고 강요한 적도 없고 주변에 책이 가까이 있지도 않았던 어린시절,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독서를 지금 이 나이까지도 계속하고 있는 것은 오로지 탐독에서 오는 즐거움과 기쁨을 만끽하는 법을 알기 때문이다. 독서를 취미 생활의 한 분야로 여기면서 독서를 '강요'하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책과 멀어질 수 밖에 없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게 해주고, 어렸을 때부터 책 읽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책을 찾아 읽게 되리라는 걸 나 역시 경험으로 이미 알고 있듯.

    다만 아이들의 독서를 학업 성적 상승을 위한 도구로서만 접근하려는 시각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책을 제대로 잘 읽을 줄 아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망으로도 아이는 이미 세상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의 차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독서의 즐거움을 아는 아이로 자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야말로, 당장 백 점 맞는 아이로 키우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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